한일전 3-0대패가 참사가 아닌 이유

이제 한일전 3-0은 공식이다. 저번 u23대표팀 한일전에서도 나온 스코어가 나와서 일관성있고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서 한국이 일본에게 패배하는 것이 우연이 아닌 것이 증명되었다. 양 국 모두 해외파가 빠져있는 상태에서 국내파로만 구성되어있는 동등한 조건에서 이뤄진 경기였고 변명의 여지없이 한국의 완패였다. 한국의 이번 패배가 참사가 아닌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경기 리뷰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도 4-3-3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센터백으로 설 수 있는 3명의 선수를 들고 나옮으로서 견고하게 수비를 갖추고 역습 전술을 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 전술은 먹히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기존과 다르게 후방 빌드업을 하다가 전방으로 찔러주는 롱볼 패스를 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전술을 사용하는 선수들은 전방의 볼을 받기 위한 움직임을 갖고 가지 못했고 다시 일본 선수들에게 뺏기기 일수 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효슛팅을 단 1번 때렸을 정도로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빌드업 부분에서도 최악이었으며, 그렇다고 효율적인 공격도 하지 못했다. 그 것보다 더 최악인 것은 수비 상황에서 수비가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적은 수의 공격수들에게 골을 먹었다는 것이다. 일단 첫번 째 골 상황이다.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을 제외하고 다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일단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까지 일본 선수들끼리 너무 쉽게 패스를 주고 받는다. 그리고 크로스를 올린 시점에서는 그냥 대놓고 '좋은 크로스 해보십시오'하고 놔둔다. 이런 상황에서 뒷공간으로 쇄도하는 수비수까지 김문환이 놓짐으로서 첫 실점을 한다. 당연히 이 순간에도 우리 수비 숫자가 더 많았다.

그리고 두 번째 실점 장면. 이 장면을 보고 정말 갖고 있는 리모컨을 집어 던졌다. 옆에 있는 책까지 집어 던졌다. ..
평범한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일본 선수가 권경원을 살짝 민다. 그러자 권경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하면서 파울 모션을 취하며 심판을 바라본다. 그리고 권경원이 그 동안 마킹하지 못했던 선수가 골을 넣는다. 이 골은 있어서는 안될 골이다. 절대로 프로에서 나오면 안되는 골이다. 만약 홍명보 감독이라면 20번 달고 있는 권경원은 오늘 하루 종일 욕을 듣고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저 중요한 장면에서 큰 파울이 아닌 상황에서, 심판을 바라보며 파울 어필을 할 수 있는가. 정말 권경원은 여러모로 실망이 컸지만, 이 실점장면은 프로라면 나와서는 절대 안될 장면이었다. 그냥 같이 뜨기만 해줘도 절대 나올 수 없는 프리헤더... 이 장면은 한국 선수들이 얼마나 정신력이 해이한 상태에서 경기를 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신이 그 상황에서 파울 어필을 함으로서 생기는 공간으로 인해 실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파울 어필을 하고 있었다.... 정말 할 말이 없다.. 프로가 맞는가 싶다.

마지막 3번째 골 장면은 마치 일본 대표팀이 동네 조기 축구팀 상대하듯이 자기들끼리 주고 받는다. 그 과정에서 한국팀은 무슨 스파링 파트너라도 되어주는 듯한 모습으로 가만히 서 있는다. 결론적으로 6명의 공격수가 9명의 수비수를 완전히 농간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각 포지션별로 있던 선수들은 자신이 맨마킹하는 선수들만 제대로 막았어도 절대로 나오지 않을, 프로 팀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득점패턴을 줘버린다... 피파 온라인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게임에서 나올 법한 골을 봐서 달갑긴 했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은 월드컵을 4걔월 앞두고 있는 팀이다. 이떻게 라이벌 팀에게 이런 골을 먹히고도 그 누구하나 집중하라고 소리 지르는 선수들도 없었고, 분개하는 선수도 없이 가만히 서 있따가 심판 보며 손들뿐이었다.(이 대목에서 또 떠오르는 명보형...)
2. 한국 대표팀이 갈 수록 기량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내 생각, 고찰
1) 승리에 대한 의지가 없는 대표팀(감독 역량 문제)
저번 경기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공통적인 요인이 있다. 간절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넘어지면 이 악물고 뛸 수 있는 간절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벤투의 선수 기용 방식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벤투는 다들 알다싶이 썼던 선수들만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내가 현재 여기서 잘 하면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겠구나, 또는 내가 여기서 못하면 대표팀에서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란 건강한 긴장감이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것이 매 경기마다 보인다. 안정된 스쿼드 운영으로 어느정도 조직력을 끌어 올렸다고 하나, 월드컵에 가기전에 어떤 변수가 발생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를테면 핵심 선수들 중 부상이 발생할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월드컵 무대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강팀들 같은 경우는 1군과 2군의 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위와 같은 선수 선발에 있어 신경을 많이 쓴다. 최소한 어느 정도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형태는 되어야 했었다. 리그 내에서 현재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는 이승우, 그리고 현재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양현준까지 분명 다른 선수들과 달리 차이를 보일 수 있는 선수들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선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타 리그 선수들에게뿐만 아니라 현재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경기력에 있어 해이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경기는 그 것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2) 개인 역량 차가 심하다
이제 우리도 인정해야 한다. 일본이 전체적으로 더 잘 한다. 일본 같은 경우 시작부터 유소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고, 지역 연고 기반으로 한 축구 시스템으로 축구 인기도 어마어마하다. 그런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훨씬 이전에 리그를 개설했지만 일명 빠따 축구, 학원 축구의 문화를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선수들의 역량 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이번 경기 역시 개인 역량 차이가 역력했다.

의미없이 공격전개를 하는 한국대표팀 결국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크로스로 공격을 마무리한다. 중요한건 빌드업에 필수적인 주변 동료들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충분히 가볍게 주고 들어가는 패스에서 정교한 패스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한다. 그에 반면 일본의 경우 굉장히 가볍게 패스를 주고 받는다. 이 것은 개인 역량 차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개인 역량 차이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은 간절함인데, 이번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간절함마저 없었다.

3) 정몽규 체제에서 성공한 적이 있었는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몽규 축구 협회장은 단 한번도 책임지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 현재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2번의 월드컵을 치뤘고, 자국에서 열린 u17월드컵도 있었다. 근데 여기서 폴란드에서 열린 u20월드컵을 제외하고는 성공한 경우가 전혀 없다. 내가 매번 글에서 밝히지만 절대 우연이 아니다.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할 인사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스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감독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축구 안목(슈틸리케 , 2014 월드컵 이후 홍명보 감독)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인성이 올바른 건 알지만... 진짜 미안한 말로 깜이 아니다. 그가 운영하는 현재의 대한 축구협회의 체제에서 단 한번의 성공이 없었다는 것은 축구협회 내에 적절한 인물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며, 그러한 것을 몇 번이고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만 바뀌고 협회장 및 운영진은 그대로 있는 이러한 구조, 체제 속에서 절대 일본 축구를 이길 수가 없다. 2010년 이후 일본 축구와 우리나라는 라이벌이라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압도적으로 우리나라가 뒤쳐진다. 그는 이러한 시스템적인 축구가 아닌 특정 개인 선수에 의존하던 한국축구의 모습을 여지없이 잘 나타내주는 것이다.
이번 3-0패배로 확실히 더 이상 한국은 일본에게 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참패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부끄럽다. 이러한 참패를 당하면 보통 축구협회 내에서 책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 어떠한 움직임도 있지 않다. 이번 경기는 감독의 안일한 선수 선발, 부족한 플랜B 전술 능력과 대한 축구협회의 졸속 행정능력, 그리고 해이한 정신력으로 임하는 선수들이 만들어낸 대 작품이다. 현재 U23, 대표팀까지 이제 한국은 일본에게 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된 지금 시점이야 말로,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 월드컵까지 단 4걔월. 과연 한국 축구는 이대로 몰락의 길로 다시 한 번 갈것인지. 아니면 다시 분골쇄신해서 독일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그 분기점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