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동네에도 한 명쯤은 이런 친구가 있었다. 말수는 적지만 똑부러졌고, 시험 한두 번 망쳤다고 무너지지 않으며, 꾸준히 노력해 반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타입. 조용하지만 존재감 있는 ‘성실한 우등생’.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다이소도 딱 그와 닮아 있다.
1. 204억에서 4조까지, ‘골목대장’에서 ‘전국구’로
2001년, 다이소의 매출은 204억 원에 불과했다. 당시엔 동네 문구점과 비교해도 특별할 게 없었다. 그러나 2024년, 그 수치는 무려 4조 원에 육박한다. 불과 20여 년 만에 ‘가격파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놀라운 성장세는 마치 소형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다 제트기를 추월한 격이다. 2015년 1조, 2019년 2조, 2023년에는 3.4조를 넘었고, 작년에는 3조 9,6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해도 3,711억 원, 당기순이익은 3,094억 원. 다이소는 단순한 저가형 매장이 아니라, 지금은 ‘국민 유통기업’으로 성장한 셈이다.
2. 균일가라는 무기, ‘착한 가격의 마법사’
다이소의 대표 전략은 바로 균일가 정책이다. 창업 이래 1,000원 이하 상품이 전체의 절반 이상, 2,000원 이하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제품군도 500원부터 5,000원까지 여섯 가지로 구분된다.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소비자도 ‘고민 없이’ 쇼핑할 수 있다.
이 전략은 “가격이 곧 브랜드”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다이소에 들어서면 “싸니까 사보자”는 믿음으로 물건을 고른다.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파는 구조, 그것이 다이소의 진짜 마케팅이다.
3. 뷰티부터 건강까지, 없는 게 없는 만물상
균일가 전략에만 머물지 않았다. 최근 다이소는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브이티코스메틱의 ‘VT리들샷’은 매진 행렬을 기록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코스로 떠오르며 올리브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전국에 1,500개 이상. 온라인은 당일배송은 물론, 휴일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하며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이쯤 되면 다이소는 “만물상”의 현대적 해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불매운동부터 ‘토종 브랜드’로 재탄생
한때 다이소는 일본계 브랜드로 인식되며 불매운동의 중심에 놓인 적도 있다. 그러나 2023년,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산교의 지분 34.21%를 약 5,000억 원에 인수해 완전한 토종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이 또한 다이소의 변신 전략 중 하나였다.
국산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되찾자 소비자 신뢰도도 다시 회복됐다. 다이소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적 마인드셋을 보여줬다.
5. 다이소는 왜 강한가? 정답은 ‘꾸준함’
다이소의 성공 비결은 단순하다. 꾸준함이다. 이윤을 남기기보다 시장 점유율을 먼저 확보하고, 가격을 무기 삼아 충성 고객을 만든 뒤,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수익성까지 끌어올리는 완벽한 경영 공식이다.
지금의 다이소는 단순한 저가형 브랜드가 아니다. 가성비를 넘어, 소비자의 생활에 스며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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